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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 > 교육동영상 > 진정한 휴식
 
작성일 : 15-03-17 11:18
진정한 휴식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1,865  
철학자 칸트는 일생 동안 시계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독일 쾨니히스베르크 주민들은 그가 ‘철학자의 산책로’에 나타난 것을 보고서 오후 3시임을 알고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 그런 칸트도 “노동 뒤의 휴식이야말로 가장 편안하고 순수한 기쁨”이라고 했다. 독일의 법 철학자 헤겔도 “휴식은 지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도 “한가로운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이라고 했다. 이제 여름 휴가철이 되었으니 우리도 조금 여유로운 휴식 시간을 가져 보자.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은데 무슨 한가한 속 좋은 소리냐고? 그렇다. 우리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은 너무 바쁘다. 생계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편안히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우리 현대인은 늘 피곤해 하며, 우리가 다 타버리고 재만 남는 것은 아닐까라는 ‘번 아웃 신드롬(burn out syndrome)’에 빠져 있다. 그러나 <채근담>에 이르기를 “당장 쉬면 쉴 수 있으나 만일 끝날 때를 찾는다면 끝이 날 때가 없으리라”고 했다.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다. 일을 끝내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쉴 수가 없다. 때로는 일을 남겨 두고 잠깐 시간을 내어 편안한 휴식을 갖는 것도 좋으리라.

 편안한 휴식을 위해 반드시 긴 휴가를 얻어 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다. 주말이나 일요일의 한나절도 우리에게 많은 휴식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휴가가 없거나 기간이 짧아서가 아니라 제대로 쉬는 방법을 몰라서다. 휴식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이 불행한 것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 했다.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휴식의 출발점이다. 긴 휴가가 아니더라도 고요히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휴식이다.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지 않고 자기 의지에 따라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휴식이다. 이것은 한나절로도 충분하다.

 휴식 혹은 휴가의 원래 의미는 고요히 비우는 것이었다. 휴가는 영어로 ‘vacation’이다. 이 단어의 동사형은 ‘vacate’로 ‘비우다’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라틴어 ‘바카치오(vacatio)’에서 유래했다. 바카치오는 ‘면제, 제외’ 혹은 ‘부재, 없음’의 뜻이다. 즉 자기 자신을 비우는 것이 휴가이고 휴식이다. 한자 ‘쉴 휴(休)’자는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나무에 기대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살펴보는 것이 쉬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시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생각 주간’을 갖는다. 그는 생활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챙겨서 미국 서북부에 있는 호숫가 근처로 떠난다. 그는 1주일 동안 은둔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위한 비전을 세운다. 빌 게이츠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이 기간에 기초가 형성되지 않았을까? 물론 우리와 같은 필부필부가 1년에 두 번씩이나 1주간의 휴가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주말이나 일요일 하루 정도 틈을 내어 스마트폰과 TV를 꺼두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내 시간을 갖는 것은 가능하다. 마음을 비우고 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 내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혹시 며칠간의 휴가 기간을 얻게 되어 혼자 혹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 보기에 더욱 좋다. 그러나 여행을 가게 되더라도, 어느 광고 문구처럼 “당신이 가는 곳이 당신을 말해 준다”는 식의 여행은 하지 말자.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의 ‘소비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여행으로부터의 소외’를 겪는다고 한다. 그에 의하면, 여행도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얼마나 ‘차이 나는 소비’를 할 수 있느냐가 자신의 위세와 지위를 결정해준다. 남과 차이 나는 소비를 하려고 하면 할수록 억압되고 강박 당하게 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남에게 과시를 위한 여행은 스트레스를 더욱 쌓이게 한다. 이런 여행은 진정한 휴식을 주지 않는다. 최소한 이런 여행은 하지 말자.

 장마가 뒤늦게 본색을 드러내며 비를 뿌리고 물러난 후 본격적으로 불볕 더위가 시작됐다. 이번 여름에는 한가한 휴식 시간을 가져 보자. 조용하게 자신을 관조하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자. 한나절도 좋고 며칠간의 여행도 좋다. ‘나는 누구이고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자. 이것이 진정한 휴식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조일수(충북대 교수)